리코더 인터뷰

RE:CORDER. 기록으로 자신을 다듬는 사람, 하조은

Solu- 2025. 7. 31. 14:31

 

2025년 7월, 신논현역 부근 공유 회의실.

날씨는 짓궃었지만 회의실 안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하조은님은 기술적인 경력을 나열하는 대신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진솔하게 공유해왔습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협업, 기록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며, 여러 세대의 개발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있습니다.


#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한 노력

그가 말하는 좋은 동료란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 "열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신혼여행 중 발생한 서비스 장애를 동료가 묵묵히 해결해줬던 경험은,
동료에 대한 신뢰가 큰 가치임을 깨닫는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편하게 놀다 오세요."
동료에게 등 뒤를 맡길 수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 때 깨달았어요.

 

이후 하조은님도 동료의 신혼여행 간 생긴 공백을 책임지고 처리하며 훈훈하게 보답했는데요.

신뢰를 받았던 기억이 있기에 그 역시 누군가의 등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그가 만나왔던 좋은 리더들은 ‘일의 의미’를 잘 찾아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걸 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시켜서 억지로 하는 듯한 일에도 의미를 포장해주고, 지금 당장은 명확하지 않더라도 결국엔 모든 일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질 거라는 메시지를 건넸습니다.

조은님은 그런 리더들이 있었기에 스스로도 납득하며 일할 수 있었고, 팀 전체가 더 나이스하게 워킹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좋은 리더 혹은 동료 한 명의 태도가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실제 경험으로 배워왔습니다.

# 기록은 스스로의 다짐이자 격려

그는 블로그, 유튜브, 커뮤니티 모임을 통해 자신만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좋은 기록이란, "한 번 읽고 마음에 남는 것". 때로는 시 처럼 짧은 글로, 때로는 유머와 감성으로, 그는 오늘의 자신과 마주하고 내일을 그려냅니다.

사실 제가 작성하는 글들은 잘해서 쓰는 글은 아니에요.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나를 계속 튜닝해나가기 위한 기록이에요.

 

그에게 기록은 자기반성과 성장의 한 방식이자, 감정의 이정표입니다.

특정 시기에 느꼈던 감정이나 배움을 정제된 언어로 남김으로써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때로는 커뮤니티 모임을 주최하거나, 구독자와 회고 모임을 열고, 유튜브로 그 과정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완벽보다 완성이 낫다'는 그의 철학처럼, 하조은 님의 기록은 단순한 성취의 목록이 아니라, 마치 실험처럼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흐름입니다. 그 흐름 덕분에 모인 기록들이 그 자신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상대방의 맥락을 존중하는 표현으로 말하기

그는 좋은 동료이자 기록을 남기는 개발자로서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요청을 전달할 때도,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맥락을 고려한 말하기를 실천합니다.

 

"이거 버그예요" 대신 "이런 현상이 있는데 봐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말해요.
그 사람이 가진 맥락을 존중하는 거예요.

 

그의 표현은 단순히 예의 바른 말투가 아닙니다. 그것은 상대방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판단의 주도권을 존중하려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팀 안에서의 관계를 조금 더 유연하게,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듭니다.

 

그는 말합니다. "기술적인 정답보다 중요한 건, 함께 일할 수 있는 마음인 것 같아요."

표현은 단순히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일하기 위한 태도입니다. 조은 님에게 좋은 협업이란 ‘내 언어’가 아닌 ‘상대방의 언어’로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 진짜는 없다, 다만 증명해 나갈 뿐

그는 말합니다.

차라리 '가짜 같다'고 고백해버리면 돼요.
그러면 나도 그런데, 우리 다 그렇네— 이런 분위기가 생겨요.
그러면 조금은 뻔뻔해져도 괜찮지 않을까요?

진짜라는 게 어디 있어, 내가 하는 게 맞는 거지.

 

조은 님은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겠는 순간에도, 그 선택에 힘을 실어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믿는다고 말합니다.
“내가 가짜였던 건 상관없어요. 해보다 보면 되는 거고, 내가 만든 선택에 힘을 실어서 앞으로 나아가면 그게 정답이 되는 거죠.”

이런 태도는 다른 사람들도 아직 정답을 모르는 상황에서 먼저 손들고 나아가보는 용기로 나타납니다. 설령 그 길이 정답이 아니더라도, 다시 돌아와 다음 방향을 찾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조은 님에게 진짜란, 애초에 완성된 정체성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실험, 반복을 통해 조금씩 만들어가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결국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 바로 하조은 님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하조은님은 앞으로도 커뮤니티 빌더로서 생활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기록하실 예정인데요.

개발자의 일, 말, 글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 이야기였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기록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동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술보다 사람에 가까운 이야기,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RE:CORDER 팀 이선희, 남다솔, 이승주

디자이너 김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