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법이 팀 문화를 만든다

본문 : 바로가기

공동 작업을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있습니다. 분명 같은 코드를 보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코드 왜 이렇게 짰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짠 이유가 있을까요? 궁금해서요" 두 문장의 길이 차이는 몇 글자 안 되지만 이 말을 듣는 사람의 느낌은 완전히 다릅니다.

질문에는 전제가 담겨 있다

"왜 이렇게 짰어요?" 라는 질문에 사실 잘못됐다라는 전제가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은 그 전제를 먼저 받아들이고 나서야 대답을 시작해야 합니다. 반면 "이렇게 짠 이유가 있을까요?" 는 상대를 먼저 신뢰하고 이유가 있을 거라고 가정합니다. 물론 의도가 나쁜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 그냥 궁금해서 던진 말이겠지만 말은 들을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 의도보다 문장에 담긴 전제가 먼저 느껴질 수 있습니다.

팀 문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팀 안에서 틀려도 괜찮다고 느끼는 것, 질문해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 이걸 만들기 위해 워크샵을 가고, 팀 규칙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팀 문화는 훨씬 작은 곳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내 메시지의 말투', '코드 리뷰 코멘트 하나', '회의 중 던지는 질문' 같은 것들이 매일 쌓이면서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이 팀에서 실수를 드러내도 괜찮은지, 모른다고 말해도 되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날카로운 질문이 반복되는 팀에서 사람들은 점점 방어적으로 변합니다. 리뷰 전에 미리 변명을 준비하고, 코멘트가 달리면 틀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맥락을 먼저 물어봐 주는 팀에서는 오히려 더 솔직하게 코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하려고 한다

동료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지만 지금도 완벽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코드 리뷰를 하다 순간적으로 "이게 맞나?" 싶을 때 그 감정이 그대로 질문으로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코드 리뷰 코멘트를 쓰기 전에 이 질문이 내가 틀렸다고 단정 짓는 말인지, 아니면 이유를 묻는 말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틀린 코드라도 먼저 맥락을 물어보면 의외로 납득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납득이 안 될 때도, 그 과정에서 훨씬 편하게 대화가 이어지곤 합니다.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합니다. 하지만 그게 매일의 질문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건 생각보다 자주 잊게 됩니다.
"이 코드 왜 이렇게 짰어요 ?"
이 한 문장을 바꾸는 것부터가, 팀 문화를 바꾸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이 글을 쓰게 된 건 실제로 팀원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 갈등이 생각보다 오래 남아서,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로 인해 우리 팀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 시작이 질문 하나를 바꾸는 것에 있다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