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학습
AI가 발달하기 전,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모르는 게 생기면 구글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개발하다 모르는 게 생기면 스택 오버플로우, 블로그, 공식 문서를 뒤져가며 나랑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찾아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특히 웹 개발을 처음 공부할 때 nginx, django, wsgi 설정에 난항을 겪어서 될 때까지 밤새 붙잡고 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런데 요즘에는 궁금한 게 생기면 ChatGPT를 열어서 "이거 어떻게 해"라고 물어보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구글에 검색을 하더라도 Gemini가 검색 결과보다 먼저 나와서 대신 답해준다. 심지어 이제는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몰라도, 애매한 질문을 AI에게 던져가며 구체화하다 보면 결국 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정말 학습이라는 게 필요 없는 시대가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면, 정말 AI가 다 찾아주고 정리해주고 알려주니까 학습이 필요 없어진 걸까?
그래도 우리는 배워야 한다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AI가 다 해줄 테고, 노력해도 AI가 더 잘할 테니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나 싶다. 이 문제를 두고 나도 고민이 많았지만, 내 결론은 그래도 계속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AI는 결국 도구이기 때문이다.
도구는 쓰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AI도 마찬가지다. 같은 문제를 풀려고 해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같은 프롬프트를 넣어도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왜 그럴까? 나는 결국 맥락(context)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AI는 사람이 건네준 맥락 안에서 가장 그럴듯한 답을 찾는다. 그런데 그 맥락을 주는 건 사람이다. 그리고 AI는 아직 전체적인 맥락을 스스로 보는 능력이 부족해서, 주어진 정보 바깥에 있는 것들을 놓치곤 한다. 그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건 그 문제를 알고 있는 사람뿐이다. 내가 모르면 무엇이 빠졌는지도 모른 채 AI의 답을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AI라는 도구를 더 잘 쓰려면,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배움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