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캠프 1기 4회차 회고] 각자의 고민에 대하여

이번 회차에서는 멘티들이 각자의 고민을 나눴습니다.

"피드백", "요청", "해외 취업", "결혼", "스트레스 관리"까지 주제가 다양했습니다.
미리 고민을 준비해 가지 못한 저는 그 자리에서 떠오른 "기억력 감퇴"를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원래 기억력, 정확히는 단기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학부 시절 C++과 자료구조 수업이 생각나는데요, 강의 PDF를 코드 한 줄 빠짐없이 외워 손코딩 시험을 치렀고,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독립한 뒤로는 무언가를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래서 기억하는 대신 Phone, PC, 노션 등의 툴에 메모하는것에 집중했습니다. 제 뇌를 노션으로 옮겨 일종의 '제2의 뇌'를 만든 셈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큰 문제가 될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메모를 다시 들여다보지 않는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말이나 읽은 자료가 전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대신하려고 쓰던 도구들이 오히려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핑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멘토님은 이 문제를 누구에게나 있는 일로 보셨고, 다른 모임원들도 공감해 주었습니다. 멘토님이 짚은 원인은 우리가 매일 너무 많은 컨텍스트 스위칭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20대에는 공부가 가장 큰 과업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선택 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독립한 뒤로는 신경 쓸 것이 몇 배로 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업무 중 컨텍스트 전환과 팀원과의 소통이 기본이고, 집에 와도 생활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를 오래 붙들고 생각하기보다 하나씩 쳐내기 바쁜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억력이 나빠졌다기보다, 기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쓰지 않았던 것이라는 말에 충분히 납득이 됐습니다. 

멘토님의 해결책은 단순했습니다.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게으른 기관이라서, "나중에 생각해야지" 하면 결국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붙잡아야 합니다. 할 일은 그날 딱 세 개만 고르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적어 두고 볼 때마다 떠올리라고 하셨습니다. 외우는 것도 훈련이라서 한 줄부터 시작하면 점점 한 페이지도 외울 수 있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늘 편한 쪽을 찾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거창한 목표보다 작은 것부터 해 보려 합니다. 아침마다 오늘 할 일을 딱 세 개만 메모해두고, 퇴근 전에는 그날 남긴 메모 하나를 다시 읽으며 맥락을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