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년 차 시니어 에디터가 된 앤디가 여전히 업계 레전드인 미란다와 재회하여, 급변하는 업계와 위기에 처한 회사 속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인데요. 영화는 단순히 패션계의 화려함에 머물지 않고, 우리 모두의 현실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달라진 사내 역학 관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분투,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툭 불거져 나오는 끈끈한 동료애까지. 직무와 업계를 떠나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만한 직장인의 애환과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격변하는 IT 환경 속에서 늘 각자의 역할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데브콘 오거나이저들에게도 이 영화는 꽤 인상적인 화두를 남겼습니다. 같은 장면에서 함께 웃고 탄식하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과 '커리어',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팝콘 먹으며 TALK TALK 같은 공간에서 같은 화면을 바라본 오거나이저들의 마음속엔 어떤 이야기가 남았을까요?
Q1. 직업인/직장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어땠나요?
🎙️승주: 최근 AI 발전을 보며 ‘내가 언제까지 개발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인수되면, 애정을 쏟은 팀과 동료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불안해하는 앤디에게 무척 이입이 됐습니다ㅋㅋㅋ 살아남기 위해 일하고 있는 제게 “해야만 하는 일을 해”라는 조건은 뼈아팠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코드를 토큰을 써서 만드는 저 같아서요ㅎㅎ
🎙️종훈: 두 가지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나는 오늘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도, 내일은 힘을 합쳐야 할 수도 한다는 것. 감정이 나쁜 상태에서 홧김에 결정하지 말자는 것.
🎙️다솔: 미란다가 너무 비인간적인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한 그때를 반성합니다. 일을 좋아하고, 일에 미쳐있는 사람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지수: 주인공 앤디가 시니어가 되어서도 여전히 각종 난관에 부딪히는 모습에 좌절했습니다. '경력이 쌓여도 인생은 매번 새로운 퀘스트의 연속이구나' 싶더라고요. 짬이 차면 좀 더 쉬워질 줄 알았는데😭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앤디가 "내 전남친들 중 그 누구도 내 글을 읽지 않았어!" 말하는 장면이 너무 공감되고 웃펐습니다ㅋㅋㅋ
🎙️성욱: 1편이 사회 초년생의 성장기였다면, 2편은 베테랑이 된 사람들의 생존기였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제가 어느덧 20년 차가 된 지금 보니, 주인공들의 고민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스로 아이콘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깊게 남았습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커리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지혜: 주니어 시절의 앤디는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시니어가 된 앤디는 조직과 사람을 지켜야 하는 더 복잡한 문제와 마주합니다. 특히 ‘미란다를 지키는 일이 곧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는 깨달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할수록 개인의 성과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생기는데, 영화가 그런 ‘어른의 세계’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Q2. 일 얘기는 잠시 내려놓고! 영화 자체에 대한 자유로운 감상평을 들려주세요.
🎙️승주: 사실 저는 전작을 보지 않아, 유튜브 요약과 나무위키를 후딱 읽고 관람했어요. 1편은 주니어로서 성장하는 앤디에 이입할 수 있었다면, 2편은 기존 팬들을 위해 주인공 모두의 해피엔딩을 조명하고자 하는 느낌이라 무난했습니다.
🎙️종훈: 분명히 1편의 미란다는 더 날카로운 캐릭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이가 들며 모난 부분이 깎인 걸까? 중간 중간 실은 따뜻한 사람이었나 싶은 모습이 있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미란다가 남편에게 위로 받는 장면. 회사에선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날카로운 사람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1편의 미란다가 조금 그리웠지만, 2편의 미란다도 나름대로의 매력있었습니다.
🎙️다솔: 급변하는 환경을 통찰하려는(?) 영화 같았습니다. 하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1>을 무척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이런 걸 원하는 게 아녔어요! 더 치열하게 고군분투 해야하는데, 주인공 버프가 너무 강하게 발동한 나머지 해피엔딩만을 향해 달려가는 작품이었어요.
🎙️지수: 전작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묻어난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전편에 비해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고 무드가 가벼워진 점은 역시 1편만한 속편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성욱: 많은 평론에서 1편보다 밋밋하다고 평가했지만, 제겐 오히려 2편이 더 특별했습니다. 특히 미란다가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로 내려왔을 때 현실을 받아들이고, 때를 기다리며 다시 기회를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지. 하지만 난 이 일이 너무 좋아.“라는 대사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지혜: 영화가 세월의 흐름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과거 을의 위치였던 에밀리가 광고주 책임자가 되고, 미란다는 반대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또 20년 동안 런웨이를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킨 나이젤을 조명한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달라진 관계와 사람들의 모습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3. ‘동료의 날’을 함께하며 데브콘 오거나이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승주: 모두 각자의 고민이 있죠.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사람들과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길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답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종훈: 다들 서울에 살지만, 그럼에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오랜만에 데브콘 분들과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들 어떤 고민을 하고, 근황을 보내고 계신지 들으며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다솔: 요즘 본업때문에 긴장도가 높았는데, 같이 얼굴 보고 영화도 함께 관람할 수 있어 정말 힐링이었습니다 :) 각자 공감되는 캐릭터 이야기도 하고, 각자 자리에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 또 함께 하시죠!
🎙️지수: 극 중 앤디와 에밀리처럼, 성향이나 의견은 다를지라도 같은 고민을 해본 사람들끼리만 편하게 통하는 대화가 있죠. 서로 더 나은 방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꺼이 건강한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 있음에 새삼 감사합니다. 다들 화이팅!
🎙️성욱: 영화를 보며 20년 전 사회 초년생 시절의 꿈과 열정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오거나이저분들도, 지금의 마음과 열정을 오래 간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아이콘’이 되길 응원합니다.
🎙️지혜: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회사나 환경은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함께 쌓아온 경험과 이야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브콘을 만들어가는 오거나이저분들 덕분에 커뮤니티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동료로 오래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